(초록우물가편지 70호)- 위로와 감사
2016년05월02일 09시46분
위로와 감사가 상대를 살린다
어느 아파트 근처에 있는 세탁소에서 불이 났다.
불은 세탁소 전부를 태웠고, 며칠이 지난 후
아파트 벽보에는 '사과문' 하나가 붙었다.
사과문에는 불이 나 옷이 모두 타서
죄송하다는 이야기와 옷을 맡기신 분들은
옷 수량을 신고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.
공고가 붙은 후, 한 주민이 공고문 아래에 글을 적고 갔다.
당연히 옷 수량을 적어 놓은 글인 줄 알았는데
뜻밖에 글이 적혀 있었다.
'아저씨! 저는 양복 한 벌인데 받지 않겠습니다.
그 많은 옷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? 용기를 내세요'
그 주민 말 한마디에 아파트 주민들이
속속 배상을 받지 않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.
그 후 누군가 금일봉을 전했고,
금일봉이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자
또 다른 누군가도 또 다른 누군가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다.
얼마 뒤 아파트 벽보에 또 한 장의 종이가 붙었다.
다름 아닌 '감사문' 이었다.
'주민 여러분! 고맙습니다! 월남전에서
벌어온 돈으로 어렵게 일궈 온 삶이었는데,
한순간에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.
하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이
저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고,
저는 다시 일어 설 수 있었습니다.
꼭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.'