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초록우물가 편지 18호)
2015년12월14일 10시12분
《상처난 사과》
어느 마을 길 모퉁이에 한 과일 행상이 있었답니다.
손을 다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리어카를 마련해
자기 마을 어귀에서 과일행상을 하게 되었답니다.
장사를 하던 어느날 한 손님이 다가와 묻더래요.
"이 사과 어떻게 하지요 ?"
"예! 천 원에 두 개 드립니다."
그 사람은 삼 천 원을 내고 사과를 고르는데....
작고 모나고 상처가 있는 사과만
여섯개를 골라서 봉투에 담아 가더랍니다.
며칠후 그 사람이 또 와서는 똑같이 그렇게 사과를
작고 모나고 상처난 것만 골라 담더랍니다.
그 사람이 세번째 오던날 행상이 말했답니다
"손님 이왕이면 좋은 것으루 좀 고르시지요......!"
손님은 행상이 하는 말을 듣고도 그저 웃는 얼굴로
여전히 작고 시들고 모나고 못생긴 사과만 골라
담으며 말하더랍니다 .........
"그래야 남은 사과 하나라도 더 파시지요......."
"저두 어렵게 사는데 댁은 더 어려워 보이세요."
"힘을 내세요."
"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고"
"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잖아요."
그 말을 듣는 순간 그 행상은 숨이 멈춰지더랍니다
그리곤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답니다.
아직은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이렇게 있구나....
사과 봉지를 들고 돌아서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이
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더랍니다.
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더 이상 부끄러워 하지않고
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용기가 불끈 생기더랍니다.